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정확히는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로 기원전 51년부터 기원전 30년 사망할 때까지 이집트를 통치한 고대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외적인 아름다움, 지적, 정치적 수완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를 흑인으로 묘사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드라마 ‘퀸 클레오파트라’(QUEEN CLEOPATRA)가 논란이다. 넷플릭스는 주인공 클레오파트라 여왕 역에 영국의 혼혈배우 ‘아델 제임스’(Adele James)를 기용했다.
지난 4월 16일, 이집트의 변호사인 마무드 알-세마리가 이 시리즈를 이집트에서 상영 금지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이 드라마가 이집트의 언론법을 위반하는 내용과 시각적 물질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집트가 이슬람국가라 그런 듯싶다.
또한 이집트 유물관리 장관을 지낸 이집트학 학자인 자히-하와스도 현지 언론에 흑인으로 묘사된 클레오파트라 드라마는 완전히 허구라며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 사람이다. 그가 흑인이 아니라 밝은 피부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집트에서 흑인으로 알려진 유일한 통치자들은 제25 왕조인 쿠시 왕조의 왕들뿐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자칭 세계사 덕후'인 필자의 클레오파트라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본 후 본론인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민족(인종)이었나’를 살펴보도록 하자. ^^
클레오파트라의 어린 시절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6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이집트 왕 프톨레마이오스 12세 아울레테스와 그의 아내 클레오파트라 5세 트리파에나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는 기원전 58년에 잠시 이집트를 통치했던 언니 베레니케 4세를 포함하여 여러 자녀 중 한 명이었다고 전해진다.
클레오파트라는 타락과 정치적 음모로 가득한 왕실에서 자랐다. 그녀는 철학, 문학 및 과학 등 많은 교육을 받았으며 그리스어, 이집트어 및 라틴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에 능통했다고 한다. 기원전 58년 클레오파트라의 아버지는 권좌에서 물러나 로마로 도망쳤으며 그녀의 누나(베레니케 4세)가 이집트를 통치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55년에 베레니케 4세가 전복되고 처형되었을 때 클레오파트라의 아버지는 다시 이집트로 돌아와 왕위에 복귀해 클레오파트라를 자신의 공동 섭정이자 후계자로 지명했지만 그의 결정은 클레오파트라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집트 국민과 그의 조언자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만다.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49년, 아버지의 군대가 남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가 이끄는 라이벌 파벌에게 패배하자 시리아로 도망쳐야 했지만 다시 군대를 일으켜 이듬해에 당시 로마 집정관이자 막강한 군사령관이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지원을 받아 이집트로 돌아가게 된다.
클레오파트라와 율리우스 카이사르와의 관계
클레오파트라는 당시 권력과 영향력이 절정에 달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와의 관계로 가장 유명하다. 고대 기록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48년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카이사르를 만나기 위해 양탄자에 자신의 몸을 숨겨 그의 숙소에 몰래 들어가 카이사르를 만났다고 하며 이것이 클레오파트라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첫 만남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들은 빠르게 연인사이가 되었고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이집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며 그들 사이에서 아들, 카이사리온이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관계는 당시 로마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이집트와의 관계를 위협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이를 달갑지 않게 여겼다.
기원전 44년, 카이사르는 점점 커지는 그의 권력과 영향력을 두려워한 브루투스와 카시우스가 이끄는 공모자 일당에 의해 암살당하고 만다. 이렇게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의 관계는 끝났고 그녀는 카이사르의 죽음에 뒤이은 정치적 격변을 홀로 헤쳐 나가야만 했다.
클레오파트라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의 관계
카이사르가 죽은 후 클레오파트라는 또 다른 강력한 로마 장군이자 정치가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관계를 맺는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로마에서 권력을 잡으려는 자신의 중요한 동맹으로 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그들의 관계는 연인사이가 아닌 정치적인 관계였다.
그러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관계는 역시 빠르게 발전해 연인사이가 되었고 심지어 슬하에 자녀를 셋이나 낳았다. 결국 안토니우스는 BC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라이벌 '옥타비아누스'에게 패배했고 그와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로 도망쳐 이듬해 그곳에서 자살한다.
클레오파트라의 유산 및 역사적 중요성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미모, 지성, 정치적 수완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율리우스 카이사르 및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의 관계는 클레오파트를 전설적인 인물로 만들었으며 수세기 동안 문학, 예술 및 영화에서 줄기차게 묘사되어왔다.
그렇다면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민족(인종)일까?
클레오파트라의 인종과 민족에 관한 문제는 수세기부터 지금까지 역사가들과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어떤 학자들은 클레오파트라가 그리스 또는 마케도니아 혈통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어떤 학자들은 그녀가 이집트 또는 북아프리카 혈통, 즉 흑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클레오파트라는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후 기원전 305년에 알렉산더 대왕의 장군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인 '소테르'가 건국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일원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프톨레마이오스는 거의 3세기 동안 이집트를 통치한 마케도니아인, 즉 그리스인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조상은 그리스인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와 이집트 파라오의 공주와의 결혼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러한 파라오의 공주와의 결혼은 이집트 사람들 앞에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를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점차 이집트 문화가 아닌, 독특한 그리스 문화와 정체성을 발전시켜나갔다.
클레오파트라는 알렉산더 대왕이 건설하고 프톨레마이오스 왕국의 수도였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을 것으로 추정되며 알렉산드리아는 그리스인, 이집트인, 유대인, 시리아인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거주하는 국제적인 도시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부 학자들은 클레오파트라의 혈통이 혼혈이며 그녀가 그리스와 이집트 혈통을 모두 가졌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고대 자료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어두운 피부색과 곱슬머리를 가졌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나 이집트 조상을 암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그녀가 아프리카나 이집트보다는 좀 더 그리스 민족에 가까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인과 이집트인의 혼혈이다.
결론은(기록에 따르면) 마케도니아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가 흑인 혈통인 이집트 파라오의 공주와 결혼해서 낳은 자식들 중에 하나가 클레오파트라라는 것으로 결국 혼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혼혈이라는 것이 무조건 부모 양쪽의 유전자를 똑같이 받는 것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클레오파트라는 혼혈이지만 백인의 유전자를 더 많이 갖고 태어나 하얀 피부에 금발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가 어떤 민족 또는 인종이었느냐’에 대한 질문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인종 개념이 고대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외모보다는 언어, 문화, 사회적 지위로 식별되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클레오파트라의 인종과 민족 문제는 통치자로서의 업적과 역사와 대중문화에 대한 그녀의 영향보다 덜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혈통에 관계없이 클레오파트라는 오늘날에도 사람들의 상상력을 계속 사로잡는 매혹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회자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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